이 놈들이 아주 그 동경하는게 전두환이잖아. 그 식으로 아주 온라인상에 탱크로 밀어버려야 돼. 범죄에 대해서 만큼은…
최근 유튜브 채널 ‘매불쇼’ 진행자 최욱의 특정 발언을 두고 기사가 쏟아지며 온라인이 뜨겁습니다.
방송 중 특정 커뮤니티(일베, 펨코 등) 회원들을 겨냥해 “전두환 식으로 아주 온라인상에 탱크로 밀어버려야 돼”라는 뉘앙스의 멘트가 나온 것이 그 발단인데요. 평소 민주진보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많은 지지를 받는 스피커인 만큼, 이번 발언이 남긴 파장은 결코 작지 않아 보입니다.
혐오를 조장하는 커뮤니티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는 저 역시 동의합니다. 하지만 비판의 대상을 타격하기 위해 끌어다 쓴 ‘비유’와 이를 둘러싼 맹목적인 옹호 현상을 보며, 깊은 우려와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이 사안에 대해 우리가 차분히 짚고 넘어가야 할 3가지 문제점을 적어보려 합니다.
1.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무게를 가벼이 여기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시민을 탱크로 밀어버린다’는 표현은 단순한 수사가 아닙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1980년 5월 광주의 아픈 역사를 직간접적으로 가리킬 수밖에 없습니다.
비판의 대상이 아무리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곳이라 할지라도, 과거 독재 정권의 가장 끔찍했던 국가 폭력 방식을 징벌의 비유로 가져오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5·18은 우리가 결코 가볍게 소비해서는 안 될 피 묻은 역사입니다. 이 발언을 문제의식 없이 넘긴다면, 가장 아파하고 기억해야 할 5·18의 무게가 단순한 조롱이나 정적을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우려가 큽니다.
2. 스스로 정한 엄격한 잣대, 왜 본인에게는 관대할까?
더욱 아쉬운 지점은 이 발언이 보여주는 극단적인 모순입니다.
얼마 전, 스타벅스의 이른바 ‘5·18 탱크 텀블러’ 마케팅 논란 당시, 그 역사적 둔감성을 매섭게 질타했던 당사자가 바로 해당 진행자 본인이었습니다. 타인이나 기업의 역사적 무지와 실수에는 그토록 엄격한 잣대를 대고 분노하셨던 분이, 본인의 방송에서는 ‘전두환식 탱크 진압’을 옹호하듯 운운하셨다는 것은 참으로 씁쓸합니다. 남을 향했던 날카로운 비판이 스스로에게는 너무나 관대하게 적용된, 이른바 ‘내로남불’의 전형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맹목적 진영 논리’의 위험성
무엇보다 마음이 무거운 것은 이 사안을 대하는 일부 커뮤니티의 반응입니다. 비판의 대상이 지탄받아 마땅한 혐오 세력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폭력적이고 반역사적인 언행마저 ‘사이다’라며 옹호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혐오를 척결하겠다며 역사적 비극을 끌어와 더 큰 혐오의 언어를 쏟아내는 것을 감싸는 행위는 상식을 벗어난 진영 논리일 뿐입니다. “내 편이 하는 말이라면 그 어떤 거친 언어나 전두환의 학살 방식마저도 통쾌한 농담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태도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성숙한 민주주의 시민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글을 마치며
진보의 진짜 힘은 ‘일관된 기준’과 역사적 상처에 대한 ‘깊은 공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혐오를 이겨내기 위해 또 다른 폭력적인 언어를 빌려오는 것은 결국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갉아먹는 일입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우리 안의 잣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았으면 합니다. 무조건적인 감싸기보다는 뼈아픈 자성과 성찰을 통해, 앞으로는 조금 더 성숙하고 단단한 언어들로 건강한 비판이 오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